요즘 읽는 책이다. (독서기간: 2025.01.24~)
저자: 데이브 그로스먼, 로런 크레스텐슨
데이브 그로스먼: 미 육군사관학교 심리학과 교수, 예비역 중령이다. 전작 <살인의 심리학>의 저자
로런 크리스텐슨: 29년간 경찰관 근무 후 길거리 범죄에 관한 전문가가 됨
전쟁 시 전사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한 책으로, 4부로 나뉘어 있다. 각 부당 하나의 게시글로 나누어 요약을 게시하도록 하겠다. 이 게시글은 내가 1부를 읽고 요약해본 글이다.
1부 - 전투의 생리
공포증은 정말 다양하다. 간단하게는 뱀/개 등을 보고 무서워하는 공포증 정도는 아주 흔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나를 해칠 수 있다는 공포는 정말 흔치 않다. 평범한 삶에서는 누군가 나를 해치려 들거나, 내가 누군가를 해치려 들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비정상적인 상황일 것이다. 누군가 나를 해치려 할 때 일반적으로는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만 전사는 유일하게 자신에게 총을 겨누는 사람을 향해 간다.
전사는 왜 필요할까? 폭력으로부터 우리가 안전해야 국가 존립의 정당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테러리스트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 없는 국가의 법에 따르고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
전투 시 전사의 몸에 일어나는 현상은 극심한 스트레스로부터 일어난다. 실제 전투 시 적의 직접적인 적대행위로부터의 사망(총상 등)보다 스트레스에 의한 사망이 많다고 한다. 정신적 붕괴 때문에 망가지거나 죽은 사람들을 정신적 사상자라고 한다.
일단, 배변/배뇨 조절 능력을 상실한다. 최전선 병력의 50% 이상은 바지에 오줌을 싼다. 이런 굴욕적인 일들은 그들의 무용담이나 전쟁 영화에 포함되지 않고 그런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문화적 금기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전사들은 본인에게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관을 위한 잡지에서도 경찰관이 임무 중 바지에 똥을 쌀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을 사회 통념상 삭제한 사례도 있다. 배변/배뇨 조절 능력 상실은 매우 정상적 생리 현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전쟁 후 용감한 전사자들은 알려지는 대신 정신적 붕괴로 망가진 사람들에 대해 아는 이는 드물다. 정신적 붕괴로 후송된 사람들을 다 합치면 50개 사단 정도의 병력이 된다고 해서 잃어버린 사단(Lost Divisions)이란 이름이 붙었다.
1863의 게티즈버그 전투는 3일 만에 끝났고 그마저도 야간엔 싸움을 중단하고 낮에만 싸웠다. 그런데 20세기부터는 밤낮없는 전쟁이라는 현상이 생겨났다. 60~90일간 밤에도 쉬지 않고 전투에 참가하는 것이다. 60일 넘게 전투한 인원의 98%는 정신적 사상자가 된다. (나머지 2%는 공격적인 싸이코패스라고 한다.)
우리의 몸 속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과 부교감신경계로 나뉜다. 교감신경계는 스트레스 반응을 관리하고 부교감신경계는 휴식에 관여한다. 이를 테면 밤에는 부교감신경계의 활동이 증가한다. 누군가 갑자기 나를 죽이려 달려들면 교감신경계가 각성한다. 부교감신경계는 작동을 멈춘다. 비유하자면 전쟁이 일어나서 취사병 행정병 할 것 없이 전부 전투에 뛰어드는 식이다. 전투 때는 소화기능은 필요하지 않다.
전투가 끝나면 부교감신경계가 크게 활성화되는데 이걸 부교감 신경 반발 현상이라고 한다.
용의자를 체포한 직후 경찰들은 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고지를 빼앗는 데 성공한 군인들은 잠에 빠진다. 강력한 생리적 붕괴가 일어나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했다: "가장 취약한 시기는 싸움에서 이긴 직후의 순간이다." 전지를 빼앗겼을 때 곧바로 반격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그 때가 가장 취약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한 직후 부교감 신경 반발 현상을 경험하지만 용의자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폭력적 심리반응을 보인다. 용의자는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된다. 체포가 끝나면 형사들은 안도하지만 용의자는 싸움을 시작도 않은 상태다. 무기도 없이 수갑 찬 용의자가 총을 찬 형사 둘을 죽이고 자살한 사례도 있다.
임무 완수 후 통합 및 재편성이라는 군사용어가 있다. 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계속해서 전념할 과업을 시행하는 일을 말한다. 경찰들은 지속 활동 조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겼다고 긴장을 풀면 안된다.
잠은 중요하다. 매일 자는 잠은 8시간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7시간 정도로 장기간 버틸 수 있다. 하루에 4시간 자는 사람은 최대 능률의 15%밖에 못 낸다. 잠을 못 잤다면 카페인 정도로 하루를 버틸 수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 즉시 수면 빚을 청산하기 위해 낮잠을 자거나 긴 잠을 자야 한다. 카페인은 강력하고 효과적이지만 남용하면 안 된다. 아침이나 점심 직후 필요할 때만 섭취하는 게 좋고 자기 5~6시간 전에는 절대 섭취해서는 안 된다.
카페인에 내성이 생겼다면 필요할 때 효과를 내지 못한다. 이 때 섭취량을 갑자기 없애서는 안되고 매일 절반으로 줄이는 방식으로 하루에 2~3회 섭취하도록 하자. 그렇게 하면 나중에 카페인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니코틴은 전혀 잠에서 깨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의 심박수에 따라 인간의 상태를 컨디션 화이트/옐로/레드/그레이/블랙으로 나눌 수 있다.
잠들거나 집중하지 않은 무기력한 상태를 컨디션 화이트라고 부른다. 기본적인 경계 및 정신 무장 상태가 컨디션 옐로다. 115bpm 이하 상태인 이 둘은 심박수로 구분되지 않는다.
115~145bpm 상태는 컨디션 레드로, 반응 기능이 최고 수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소근육 운동 기능이 약화된다. 손이 떨려 글씨를 쓰는 일 등을 잘 해내지 못한다. 그래서 조종사의 경우 컨디션 레드에 돌입하면 위험해 컨디션 옐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저격수, 폭탄기술자 등도 마찬가지다. 반면 SWAT 대원의 경우 컨디션 레드를 유지해야한다. 그리고 소근육 운동 기능 약화에 대비해 탄창 교환, 수갑 채우기 등을 의식하지 않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근육 기억에 저장한다.
145~175bpm은 컨디션 그레이로, 컨디션 블랙과 컨디션 레드의 경계다. 아직 연구가 많이 필요한 지점이다.
그 넘어서는 컨디션 블랙으로, 정신/육체적 능력의 붕괴 상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사들은 일종의 예방접종을 받는다. 총격전에 대한 예방접종으로는 페인트탄을 이용한 모의 훈련이 있다. 예방접종도 정확하게 해야 한다. 화재대비훈련은 총격전 실전에선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 스트레스에 대한 접종은 새로운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공수부대의 항공기에서 뛰어내리는 훈련은 지상전투능력을 향상시킨다.
스트레스에 적응하지 못했다면 컨디션 그레이 상태에서 복합 운동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좌우 대칭 현상은 한 손으로 하려는 것을 두 손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의미한다. 한 손으로 용의자를 움켜잡은 경찰관이 다른 손으로 실수로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것은 이 현상의 결과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방아쇠에서 평상시에 손을 떼고 있기, 총구를 아래로 하기 등이 있다. 그리고 전술 호흡을 통해 침착해져야 한다.
컨디션 블랙 상테에서는 터널 시야 현상으로 인해 근거리 시야와 거리감각을 상실하기도 한다. 911에 전화하는 연습을 평소에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한데, 컨디션 블랙 상황에서 사람들은 신고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분명 911에 누르고 전화까지 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411에 전화한 사람(이 사람은 평소에 411에 전화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의 경우도 있다. 경찰들이 평소에 탄창교환을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도 같다.
사격 시 스트레스가 심하면 조준기조차 볼 수 없을 때도 있다. 들숨 후 멈추고 내쉬고 멈춘 뒤 격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컨디션 레드나 컨디션 옐로로 본인의 상태를 내리는 것이다.
* 쓰다보니 100페이지도 안되는 1부의 분량에 비해 너무 요약을 길게 쓴 것 같다. 다음 게시글부터는 분량을 좀 더 줄이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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